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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삼국지] 책사열전 - 와룡봉추(제갈량&방통)

by 리빙리포터 2023.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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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봉추(臥龍鳳雛) 제갈량과 방통

 

와룡봉추(臥龍鳳雛)는 「누운 용(龍)과 봉황(鳳凰)의 새끼」라는 뜻으로, 누운 용은 풍운을 만나 하늘로 올라가는 힘을 가지고 있고, 봉황의 새끼는 장차 자라서 반드시 봉황이 되므로, 때를 기다리는 호걸을 이르는 말로 복룡봉추(伏龍鳳雛)라고도 한다.('복룡'은 엎드린 용이란 뜻)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와룡(복룡)은 제갈량을 가리키고, 봉추는 방통을 이른다.

 

와룡봉추의 시작 : 방덕공

아직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으나 뛰어난 재능을 지닌 숨겨진 인재를 이르는 와룡봉추는 방통(龐統)의 숙부인 방덕공(龐德公)이 사마휘를 수경(선생이라 불림), 제갈량(諸葛亮)을 와룡, 조카인 방통을 봉추라고 했다. 방덕공은 형주 양양군 사람으로 형주의 유표가 여러 번 청했지만 응하지않자, 유표가 벼슬을 하지 않으면서 후세에 무엇을 물려주려 하냐고 물으니 "세상 사람들은 위험함을 물려주지만 자신은 편안함을 물려준다"면서 거절했다. 사람을 보는 안목이 뛰어났던 방덕공은 방통이 나이가 어렸을 때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중히 여겼고, 방통이 어렸을 때(약관 정도) 사마휘를 만나게 했는데 사마휘가 방덕공은 진실로 사람을 볼 줄 안다면서 방통을 정말 훌륭한 덕을 지닌 사람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와룡봉추를 추천하다 : 사마휘

사마휘(司馬徽)는 방덕공이 붙여준 호인 수경선생으로 불렸고, 좋건 나쁘건 "좋아(好)"라는 말을 자주 해 '호호선생(好好先生)'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삼국지연의에는 유비가 유표에게 의지하고 있을 때 유비를 싫어한 장수 채모가 음모를 꾸미는 바람에 죽게 될 뻔했지만, 겨우 탈출하고 어느 농촌 지방으로 달아났다. 그곳에서 만난 이가 수경선생 사마휘였다. 사마휘는 유비에게 계속 그런 수난을 당하는 건 밑에 쓸 만한 인재가 없어서 그렇다고 얘기했는데, 유비는 이에 놀라면서 비록 세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도 관우, 장비, 조운, 간옹, 손건, 미축 같은 인재들이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마휘는 이에 대해 관우나 장비, 조운은 분명 만 명의 적군을 능히 당해낼 만한 용맹한 장수들이지만 그들을 제대로 부릴 인재가 없다고 했고, 간옹, 손건, 미축은 업무에는 능하나 군략은 부족한 이들이라 군사(軍師)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와룡과 봉추 같은 인재를 얻어야 하며, 이들 중 한 명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때 유비는 그게 누구냐고 물었지만 사마휘는 그저 "좋아"로 대답할 뿐이었다.(정사에서는 사마휘가 와룡봉추가 누군지 분명히 알려줬지만 연의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유비는 사마휘에게도 자신을 도와 일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사마휘는 초야에서 지낸 사람이라 나라를 다스릴 재능이 없다며 거절했다.

 

정치는 와룡, 군사는 봉추

와룡 제갈량과 봉추 방통이 유비의 대업에 함께 하면서 결국 유비는 와룡으로 인해 형주를 얻었고, 봉추로 인해 촉을(익주) 얻게 된다. 제갈량은 촉의 승상에 올라 유비가 죽은 이후에도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최후를 맞게 된다. 방통은 유비를 따르기로 한 뒤 서촉 공략전에서 낙성을 포위하고 공성전을 벌이던 도중에 눈먼 화살에 맞아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기도 전에 어이없게 급사해 버린다. 죽은 곳의 지명이 봉황이 떨어진다는 '낙봉파'이다.

 

유비가 오호상장과 와룡봉추가 있었음에도 삼국통일을 이루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관우가 형주를 뺏긴 것일 수도 있지만, 너무 짧은 생을 살다가 간 봉추 방통의 죽음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방통은 주군의 생각과는 전혀 다를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항상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대범하게 들이밀었다. 신중한 제갈량과 급진적인 방통은 서로를 보조해 줄 수 있는 좋은 조합이기도 했다. 그래서 군사의 방통, 정치의 제갈량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방통이 요절하지 않았다면 촉은 익주에서 힘을 쌓고, 형주를 전초기지로 중원을 득하는 방법을 택했을 거라고 본다. 제갈량이 정치로 나라 기틀을 다지고, 재정을 튼튼히 했다면, 방통은 군사로써 지속적인 삼국통일의 위업을 위해 나아가는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역사에 의미 없는 '만약에~'를 상상해 보기도 한다.

 

제갈량은 형주 정벌에 나섰다가 화살에 맞아 죽은 방통의 빈자리를 메꿔 촉을 세운다. 촉을 세운 이후에 명재상으로 삼국의 일원으로 나아가게 한다. 유비가 죽은 이후에는 출사표를 쓰며 위나라와 한판 붙기 위해 직접 북벌을 단행하기도 한다. 제갈량은 방통보다는 더 오래 활동했지만, 그 역시 (사마의에 비하면) 젊은 나이에 죽은 편이다.

 

현대사회에서 와룡봉추를 불러온다면 한 조직의 리더와 함께 제갈량은 안살림을 도맡아 하면서 사람관리도 하는 사무인사관리의 총책임자로서 활동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방통은 공격적인 전략기획으로 사업을 벌이고, 조직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기획본부장 같은 역할을 맡기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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